줌 서비스 중단 사태, 책임 공방 속 드러난 IT 인프라의 취약점
지난주,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화상 회의 플랫폼 줌(Zoom)의 미국 서비스가 약 2시간 동안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에 사용자들은 큰 불편을 겪었으며, 줌을 비롯한 관련 업체들은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는 모습입니다. 줌은 도메인 등록 기관인 마크모니터(Markmonitor)와 고대디 레지스트리 간의 "의사소통 오류"를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고대디는 마크모니터와 줌 사이의 문제라고 반박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IT 인프라 관리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로 분석됩니다.
엇갈리는 주장, 누구의 책임인가?
줌은 zoom.us 도메인이 마크모니터와 고대디 레지스트리 간의 소통 문제로 인해 접속 불가능해졌다고 주장합니다. 고대디 레지스트리가 실수로 해당 도메인을 차단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대디 측은 줌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책임 소재를 마크모니터에 돌리고 있습니다. 고대디 담당자인 크리스티 니콜라스는 마크모니터의 계정 담당자에게 연락했으나, 마크모니터가 이 사실을 줌에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연락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고대디는 줌으로부터 답변을 받기까지 며칠을 기다렸다고 밝혔습니다.
고대디의 입장, "마크모니터가 정보 전달 안 해"
니콜라스에 따르면, 고대디 레지스트리는 문제점을 발견하고 마크모니터에 연락했지만, 마크모니터가 해당 정보를 줌에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고대디는 '연락을 취했지만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라는 자체 프로토콜에 따라 서버 차단 조치를 시행했다고 설명합니다. 니콜라스는 이러한 의사소통 문제가 "많은 회사 간에 흔히 발생하는 문제"라고 덧붙였지만, 줌과 같은 대규모 고객의 경우 등록 기관에 연락한 후에도 최종 고객의 확인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프로세스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크모니터의 해명, "고객사를 포함시켰다"
마크모니터의 모회사인 뉴폴드 디지털은 고대디 레지스트리와의 의사소통에 고객사를 포함시켰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향후 고대디와 마크모니터 간 조정 및 커뮤니케이션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줌은 이번 사태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줌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전문가의 진단, "커뮤니케이션 문제, 흔하지만…"
SANS 인스티튜트 연구 책임자 요하네스 울리히는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흔히 발생하지만, 일반적으로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합니다. 초기 후이즈 시스템은 도메인 관련 최신 연락처 정보를 제공했지만, 현재는 스팸이나 부정확한 정보로 인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울리히는 최근 대부분의 도메인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실제 연락처 정보를 가리는 후이즈 기록을 사용하고 있으며, 줌의 커뮤니케이션을 대행하는 마크모니터가 고대디의 메시지를 줌에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맺음말
이번 줌 서비스 중단 사태는 IT 인프라 관리의 허술함과 함께, 기업 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책임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줌을 비롯한 관련 업체들은 더욱 철저한 시스템 관리와 원활한 소통을 통해 사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